학기 중간에 자리를 바꾼 첫날, 새 자리표를 칠판에 다 적기도 전에 세 명이 짜고 친 것 아니냐고 했습니다. 트집을 잡으려던 게 아니었습니다. 학생 자리에서 보면, 교사가 조용히 누구를 어디로 옮길지 정하는 장면은 그냥 교사가 정한 장면입니다. 교실에서 무작위를 쓸 때의 진짜 문제가 여기 있습니다. 무작위로 뽑는 일은 쉽고, 스물몇 명에게 그것이 무작위였다고 납득시키는 일이 어렵습니다.
공정성은 결과가 아니라 과정에서 갈립니다
정말로 무작위로 뽑았더라도 학생이 조작을 의심하면 얻는 것이 없습니다. 결과를 두고 따지고, 자리를 바꿔 달라고 협상하고, 다음 뽑기도 협상 대상으로 봅니다. 반대로 눈앞에서 진행된 뽑기는, 방식이 아무리 원시적이어도 대개 한숨 한 번으로 끝납니다. 따질 거리가 없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뽑기는 학생이 보는 앞에서, 한 번에 끊기지 않고, 교사가 개입했을 법한 틈이 없이 진행되어야 합니다. "이 부분만 좀 조정할게요"라고 말하는 순간 전체가 다시 교사의 결정이 되고, 무작위로 얻으려던 것을 통째로 잃습니다.
전날 밤에 정말 무작위로 뽑아 인쇄해 온 자리표가 유독 반발을 사는 이유도 같습니다. 결과는 같지만 본 사람이 없습니다.
여기에는 실무적인 이득도 있습니다. 자리 배치는 학부모 문의가 붙기 쉬운 주제입니다. 아이가 특정 자리로 밀려났다는 이야기를 들었을 때, "제비뽑기로 정했고 반 전체가 보는 앞에서 뽑았습니다. 다만 이 자리들은 시력과 키를 고려해 미리 고정해 두었습니다"라고 설명할 수 있으면 대화가 훨씬 짧게 끝납니다.
기기 없이 하는 제비뽑기: 느리게, 일부러 눈에 띄게
프로그램이 필요하지는 않습니다. 번호를 적은 제비를 통에 넣고 하나씩 뽑아 칠판의 자리표에 적어 넣는 방식이면 충분하고, 무엇보다 잘 보입니다. 느립니다. 서른 명이면 5분에서 8분쯤 걸립니다. 그런데 그 느림이 믿음의 근거가 됩니다.
한 가지는 꼭 지킬 만합니다. 자리를 정해진 순서대로 부르고 이름을 무작위로 뽑아야지, 반대로 하면 안 됩니다. 이름을 먼저 뽑고 어디에 앉힐지 고르면 결정권자가 다시 교사로 돌아옵니다. 자리는 고정 순서, 이름은 무작위, 예외 없음입니다.
자리 교환 규칙은 뽑기가 끝난 뒤가 아니라 시작하기 전에 알려야 합니다. "오늘은 바꾸지 않습니다. 3주 뒤에 다시 뽑습니다"는 시작 전에 말하면 받아들여지고, 끝난 뒤에 말하면 원망을 삽니다.
모둠 편성과 늘 같은 세 명
모둠은 자리와 실패 지점이 반대입니다. 자리에서는 친한 친구 옆에 앉고 싶어 합니다. 모둠에서 나오는 불만은 대개 그 반대입니다. 늘 같은 아이들이 한 모둠으로 묶이고, 잘하는 학생과 함께해 볼 차례가 나머지에게는 돌아오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버튼 한 번으로 무작위 편성을 돌리는 방식은, 가끔 나오는 나쁜 결과를 감수할 각오가 있을 때만 문제를 해결합니다. 무작위는 도저히 같이 작업할 수 없는 네 명을 묶어 놓기도 하고, 방식의 순수함을 지키겠다고 그대로 밀고 가면 한 차시를 버립니다. 제 원칙은 이렇습니다. 조용히 한 명을 옮기는 대신, 학급 전체를 다시 돌립니다. 이유도 소리 내어 말합니다. "이 모둠은 안 되겠습니다. 다시 뽑겠습니다." 전체를 보이게 다시 뽑으면 공정성이 유지되고, 한 모둠만 조용히 손보면 무너집니다.
모둠 인원도 가끔 바꿔 볼 만합니다. 4인 모둠은 자리 구조상 가장 편하고 그래서 기본값이 되지만, 넷은 거의 항상 둘씩 갈라집니다. 셋은 갈라지지 않고, 다섯은 누군가 조율하는 역할을 맡을 수밖에 없습니다. 늘 같은 인원으로 묶으면 학생들도 그 안에서 같은 역할에 자리를 잡습니다. 1인 1역을 정해 두는 학급이라면 모둠 안 역할도 같은 방식으로 돌려 볼 수 있습니다.
무작위 지명의 함정: "선생님은 늘 저만 시켜요"
기억에 의존해서 지명하는 것은 스스로 느끼는 것보다 훨씬 덜 무작위합니다. 교사는 앞쪽 가운데 학생을 자주 부르고 뒤쪽 양 끝을 덜 부릅니다. 그리고 학생들은 그 규칙을 교사보다 먼저 알아챕니다.
눈에 보이는 무작위 지명 도구는 이 인식 문제를 해결하지만 새로운 문제를 하나 만듭니다. 진짜 무작위라면 5분 안에 같은 학생을 두 번 지명하는 일이 생기고, 그 학생은 기계가 자기를 노렸다고 확신합니다. 두 가지가 도움이 됩니다. 첫째, 중복이 나올 수 있다는 점을 미리 말해 둡니다. 중복이 나오지 않는 뽑기는 무작위가 아닙니다. 둘째, 빠른 응답 라운드에서는 한 바퀴 동안 뽑힌 사람을 빼고 돌려서 모두 한 번씩 차례를 받게 하고, 자유 질문에서만 중복을 허용합니다.
불안이 큰 학생에게는 예외를 두어야 합니다. 지명을 받으면 얼어붙는 학생에게 무작위 지명 도구는 중립적인 도구가 아닙니다. 명단에서 빼 두었다고 개인적으로 알려 주거나, "넘어갈게요"를 뜻하는 신호를 미리 약속해 두세요. 그리고 그 사실을 학급에 알리지는 마세요.
무작위로 뽑으면 안 되는 때
- 배려가 먼저입니다. 시력, 청력, 키, 이동, 특수교육 대상 학생과 지원 인력의 자리는 뽑기 대상이 아닙니다. 뽑기 전에 고정하고, 고정했다고 말해 두세요.
- 수행평가나 지필평가 직전 주. 짝이 바뀌면 적응에 며칠이 듭니다. 하필 그때 쓸 며칠이 아닙니다.
- 같이 앉히면 안 되는 두 학생이 있을 때. 뽑고 나서 고치지 말고 뽑기 전에 배제하세요. 가능하면 한 명의 자리를 미리 고정하는 방식으로 조용히 처리하는 편이 낫습니다.
- 평가용 배치. 이것은 무작위가 아니라 따로 저장해 둔 별도의 배치입니다.
예외를 시작 전에 소리 내어 밝히면 뽑기의 신뢰도가 떨어지는 게 아니라 오히려 올라갑니다. "이 네 자리는 이유가 있어서 고정입니다. 이유는 말하지 않습니다. 나머지는 전부 무작위입니다"는, 전부 열려 있는 척하는 것보다 훨씬 믿음이 갑니다.
자리 배치는 매번 다시 짜지 말고 여러 개 저장해 두기
대부분의 학급은 같은 배치 세 가지를 반복해서 씁니다. 설명 중심 수업을 위한 일반 분단, 모둠 활동을 위한 모둠 대형, 평가를 위한 간격 배치입니다. 배치를 하나만 두고 그때그때 다시 짜면, 이미 만들어 둔 것을 전환할 때마다 몇 분씩 다시 만드는 셈입니다.
40분 수업에서 이 몇 분은 작지 않습니다. 준비물 꺼내고 자리 옮기고 나면 실제로 쓰는 시간은 늘 35분에 가깝습니다. 배치를 따로 저장해 두면 "모둠 대형으로 바꾸세요"가 다시 짜기가 아니라 전환 한 번이 됩니다. 그리고 그 주 초에 뽑아 둔 모둠 편성이 그대로 남아, 학생들이 익숙한 자리로 흘러가면서 조용히 친한 무리로 되돌아가는 일도 막아 줍니다.
SparkMyClass에서는 이렇게 씁니다
SparkMyClass의 수업 도구는 위에서 말한 세 가지를 담고 있습니다. 학급마다 배치를 여러 개 저장할 수 있는 끌어 놓기 자리표, 즉시 다시 돌릴 수 있는 무작위 모둠 편성, 그리고 화면에서 움직이는 무작위 지명입니다.
공정성 문제에서 가장 중요한 점은 이 모든 것이 교사 화면에서만 돌아간다는 것입니다. 학생용 스마트기기도, 로그인도, 준비물도 필요 없습니다. 뽑기는 전자칠판이나 TV 모니터 위에서, 모두가 보는 앞에서, 한 번에 끝납니다. 번호 제비가 가진 것과 똑같은 성질입니다. 다만 8분이 5초로 줄고, 결과를 그대로 저장해 둘 수 있습니다.
그렇다고 판단이 사라지지는 않습니다. 안 될 게 뻔한 모둠도 도구는 아무렇지 않게 뽑아 놓습니다. 다시 돌릴지 결정하는 일, 그리고 그것을 보이게 하는 일은 여전히 교사 몫입니다.
수업 도구 살펴보기를 하시거나, 같은 방식으로 기기 없이 복습을 돌리는 줄다리기 퀴즈 게임을 읽어 보세요.
마무리
자리와 모둠을 무작위로 뽑는 일은 교실에 굳어진 관계를 흔드는 가장 값싼 방법입니다. 이 방법이 실패할 때 이유는 무작위 자체와 아무 상관이 없습니다. 학생이 믿지 않아서입니다. 모두가 보는 앞에서, 한 번에, 예외를 미리 밝히고 뽑으면 말싸움은 대부분 사라집니다.